추석 연휴가 지나고 가을 과일을 자주 먹는 요즘에는 씨를 미처 뱉지 못하고 삼키는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대부분은 별일 없이 지나가지만, 크고 단단한 씨는 드물게 장에 걸려 몇 주씩 복통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해외 학술지에 보고된 50대 남성의 자두씨 사례를 바탕으로 씨앗이 장에 걸리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합니다. 씨가 주로 걸리는 장의 위치와 더 조심해야 할 사람, 병원에 가야 하는 증상까지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과일 씨를 삼키면 대부분 괜찮지만, 크고 단단한 씨는 다릅니다

작은 씨앗은 대부분 위와 장을 지나 대변으로 나옵니다. 반면 자두, 복숭아, 살구처럼 크거나 끝이 단단하고 날카로운 씨는 장의 좁은 부분에 걸릴 수 있습니다. 걸린 씨는 주변 장벽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장을 부분적으로 막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씨는 삼켜도 다 나온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수박씨나 포도씨처럼 작은 씨와 핵과류의 큰 씨는 따로 생각해야 합니다.
자두를 먹은 뒤 3주 동안 이어진 복통 사례

환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54세 남성입니다. 남아공 스텔렌보스대 연구팀이 이 사례를 학술지 South African Journal of Radiology에 보고했습니다.
이 남성은 3주 동안 오른쪽 배 통증이 점점 심해졌고, 배변 횟수도 줄었습니다. 입원 하루 전에는 피를 토하기도 했습니다. 진찰 때 눌렀다 뗄 때 아픈 반발통이 있었고 배 근육도 굳어 있어, 의료진은 처음에 장 천공이나 장으로 가는 혈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의심했습니다.
첫 엑스레이에서 바로 보이지 않았던 이유

혈액검사에서는 백혈구 수치만 약간 높았고 나머지 항목은 정상 범위였습니다. 첫 복부 엑스레이에서도 대변이 많이 차 있었을 뿐, 뚜렷한 장폐색이나 천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영상을 다시 판독하고 나서야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오른쪽 골반 근처에 가운데가 빈 듯한 타원형 물체가 희미하게 보였고, 4개월 전 엑스레이에는 없던 것이었습니다. 의료진은 모양과 밀도를 근거로 자두나 살구 같은 과일 씨로 추정했습니다.
씨 주변의 장은 약간 늘어나 있었고, 장벽은 두껍게 부어 있었습니다. 씨 여러 개가 장을 부분적으로 막아 염증이 생긴 상태였습니다. 식사 내용을 다시 자세히 묻자 환자는 최근 자두를 여러 개 먹은 뒤 통증이 갑자기 심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수술 없이 씨가 저절로 배출되었습니다

씨가 걸린 곳은 소장이 끝나고 대장이 시작되는 말단 회장 부근이었습니다. 환자는 수액과 진통제 치료를 받았고, 씨는 저절로 대변으로 나왔습니다. 이후 복강경 검사를 거쳐 4일째 되는 날 합병증 없이 퇴원했습니다.
씨앗이 주로 걸리는 장의 위치

연구팀이 기존에 보고된 172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씨가 가장 많이 걸린 곳은 항문과 직장으로 약 64%였습니다. 이 남성처럼 말단 회장에 걸린 경우는 약 12%였습니다.
이 숫자는 이미 보고된 사례들 안에서의 비율입니다. 씨를 삼킨 사람 중 몇 명에게 문제가 생기는지를 나타내는 발생률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더 조심해야 하는 사람
장 질환이 있거나 복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이물질이 장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 사례의 남성도 과거에 충수 절제 수술, 흔히 말하는 맹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수술 때문에 씨가 걸렸다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씨를 삼킨 뒤 복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배가 크게 붓는다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배변이나 방귀가 눈에 띄게 줄거나 구토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복통
-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배
- 배변이나 방귀가 줄어듦
- 구토, 특히 피가 섞인 구토
사례의 남성은 이런 증상이 3주 가까이 이어진 뒤에야 원인을 찾았습니다. 증상이 오래가면 참고 기다리기보다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진료받을 때 의료진에게 알려야 할 것
최근에 먹은 음식과 과거에 받은 수술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진단이 빨라집니다. 이 사례에서도 “자두를 여러 개 먹었다”는 말이 영상 속 물체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습니다.
씨를 삼킨 기억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씨가 큰 과일을 먹었다면 함께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영상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물체도 이런 정보가 있으면 다르게 읽힐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과일 씨를 삼켰다고 모두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작은 씨는 대부분 자연스럽게 배출되고, 이 사례처럼 장에 걸리는 일은 드뭅니다.
그래도 크고 단단한 씨는 일부러 삼키지 않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장 질환이나 복부 수술 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복통이 이어진다면 무엇을 먹었는지 의료진에게 정확히 말하는 것이 원인을 찾는 첫 단계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수박씨나 포도씨를 삼켜도 괜찮나요?
작은 씨앗은 대부분 위와 장을 지나 대변으로 나옵니다. 장에 걸릴 위험은 주로 자두, 복숭아, 살구처럼 크고 단단하거나 끝이 날카로운 씨에서 문제가 됩니다.
삼킨 과일 씨는 장의 어디에 주로 걸리나요?
기존 사례 172건을 검토한 결과 항문과 직장이 약 64%로 가장 많았고, 소장 끝부분인 말단 회장이 약 12%였습니다. 이는 보고된 사례들 안에서의 비율이며 발생률은 아닙니다.
씨를 삼킨 뒤 어떤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복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배가 크게 붓는 경우, 배변이나 방귀가 줄어드는 경우,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복부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면 더 위험한가요?
장 질환이 있거나 복부 수술을 받은 적이 있으면 이물질이 장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큽니다. 다만 사례의 남성이 받은 충수 절제 수술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자두씨가 걸린 남성은 수술을 받았나요?
수액과 진통제 치료를 받는 동안 씨가 저절로 대변으로 나왔습니다. 이후 복강경 검사를 거쳐 4일째 합병증 없이 퇴원했습니다.